[신동아방송=권병찬 기자] 세계적인 전염병의 원인이 박쥐? 중국 연구진들이 박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연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96%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의하면, 중국 현지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로부터 DNA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이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에서 발견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96%의 유사성을 띠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도 79.5%의 유사성을 보였다. 이는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료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연구진 마이클 스키너(Michael Skinner) 박사는 "다른 동물이 바이러스를 확산시킨 매개체가 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확신할수 없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이 중국 박쥐였다는 것은 확실히 밝혀냈다"고 이번 연구 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으로는 중국 우한(武漢)의 동물 도매 시장인 후난 해산물 시장이 지목돼 왔다. 이름은 ‘해산물 시장’이지만 박쥐와 뱀 등 야생동물을 식재료로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와 DNA 구조가 일치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는 구체적인 수치로도 드러났다. 중국과학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스정리(石正丽) 연구원이 최초 감염자인 우한시장 근로자 6명을 포함해 총 7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의 DNA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이들 바이러스의 DNA 구조가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 DNA 구조와 96% 일치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중국의 박쥐요리

지난 3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실렸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교 장용전 연구원은 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우한시장 근로자의 DNA 검사를 실시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DNA 구조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DNA와 89.1% 일치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큰 박쥐'에서 발견되는 HKU9-1 바이러스를 조상으로 가지고 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 바이러스와도 89.1% 상동성을 보이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사스 모두 박쥐가 퍼뜨렸다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메르스, 에볼라 바이러스까지 모두 1차 숙주가 박쥐라고 알려져 있다. 박쥐는 137종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고 그 가운데 61종의 동물 사람 공통 감염 바이러스가 있다.

박쥐는 습한 동굴에 살아 기생충이 몸에 득실거리는데 무리 생활까지 해 박쥐들끼리 바이러스를 퍼뜨리기에 이상적인 환경이다. 또 인간과 같은 포유류이기 때문에 종 간 장벽이 낮아 상대적으로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권병찬 기자 kbc77@hanmail.net